인도의 첫 느낌은 무법의 도시 그 자체였다.

숙소에서 눈을 뜨고 나서 부터 멘붕의 연속이였다. 유심을 안 받은 상태에서 와이파이가 안되서 외부에 연락할 수 있는 방법도, 길을 찾을 수 있는 방법도 없었던 것이다. 최후의 수단으로 민호가 로밍을 사용해서 사장님과 연락이 닿아 유심을 받으러 가게에 갈 수 있었다.

구체적인 계획없이 무작정 인도에 왔던 우리는 처음 갈 곳 또한 당일에 결정해야 했다. 우리가 정한 곳은 레드 포트. 경관이 마음에 들었고 바로 앞에 찬드니 촉이라는 최대 규모의 시장도 구경할 수 있는 점이 끌렸다. 처음으로 릭샤꾼과 흥정을 해보았다. 400루피를 부르던 릭샤꾼도 있었다. 결국 우리는 흥정을 통해 100루피에 레드포트까지 가기로 하였다. 이것 또한 싼 가격은 아니였지만 흥정에 시간을 쏟는 것보다 조금 더 주고 타기로 하였다.

인도의 길거리

인도의 도로는 무법 그 자체였다. 차선은 있으나 마나 할 정도로 지켜지지 않았고 쉴 새 없이 크락션을 울려댔다. 횡단보도가 없어 사람들이 불쑥불쑥 차 앞으로 끼어 들어 무단횡단도 하였다. 이렇게 수많은 차들이 규칙을 안지키고도 갈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무규칙 속 규칙이라고 누가 했던가.

레드포트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빌렸다. 지원하는 언어가 힌두어, 영어 그리고 한국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한국인이 인도를 가장 많이 방문하나?

레드포트의 모습

오디오가이드와 함께한 레드포트는 즐거웠다. 무술 제국 시대에 샤 자한의 지시 아래 지어진 성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건물 양식, 의미는 몰랐었는데 오디오가이드가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특히 27개의 아치로 구성된 건물이 흥미로웠다. 이 곳에서는 대리석으로 구성된 왕좌 또한 볼 수 있었다.

너무 혼잡하고, 시끄럽던 길가와 달리 레드포트는 한적한 기분이 들었다. 나무의 그늘에서 여유롭게 쉬다가 세명의 인도인과 말을 붙이고 사진까지 찍었다.

레드포트 관광을 마치고 찬드니 촉을 보러 갔다. 자전거 릭샤꾼을 만나서 타게 되었는데 자꾸 뭐라고 설명해주는데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찬드니촉의 엄청난 규모, 인파는 느낄 수 있었다.

초대형 국기

오늘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코넛 플레이스를 갔다. 이 곳은 올드델리에서 봤던 것과 다르게 현대적이고 깔끔했다. 특히 중앙의 공원에 세워져 있는 초대형 국기는 엄청난 크기, 위엄을 선보였다.

코넛 플레이스에서 난도스 치킨을 먹었다. 코타 키나발루에서는 굉장히 별로 였는데 그래도 이번엔 먹어 줄 만 했다. 그래도 역시 내 입맛엔 별로다. 저녁을 먹은 후 샴푸, 클렌징 폼 등을 사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릭샤가 우리가 타던 차를 긁어서 기스가 났는데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숙소에 와서 다음날 아그라에 가기 위해 방법들을 찾다가 잘 나오지 않아 포기하려고 할 때쯤 와우카페에 택시투어 예약을 성공했다.

내일 타지마할은 너무 기대된다. 내일도 안전하게 잘 다녀왔으면 좋겠다.

(보너스컷 : 길거리에 소가 막 지나다니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길위에 다니는 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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